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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뇌는 작아졌는데 지능은 왜 더 높아졌나
이정현 미디어연구소 · 2026-05-12 · via ZDNet Korea

인간의 뇌는 선사 시대 이후 점차 크기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1세기 동안 인간의 평균 IQ 점수는 오히려 상승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다면 뇌가 작아지는데도 인간은 더 똑똑해질 수 있는 걸까.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최근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인간의 뇌 크기와 지능의 관계를 조명했다.

제레미 데실바 미국 다트머스 대학 인류학 교수는 “뇌 크기가 크다고 해서 반드시 지능이 높은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뇌 크기와 인간 지능의 상관관계는 매우 약한 수준이라며, 대표적 천재로 꼽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뇌도 비교적 작은 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슬로바키아에서 발견된 1만 1000년 된 여성의 두개골 (사진= Adam Ján Figeľ via Alamy)

실제로 아인슈타인의 경우 뇌 여러 부위에서 발견된 독특한 주름 구조가 뛰어난 사고 능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학계에서는 여전히 논쟁이 이어지고 있지만, 다수 연구는 인간의 지능과 뇌 크기 사이에 큰 상관관계가 없거나 거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뇌 크기 줄어들었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간의 뇌 크기가 시간이 지나며 감소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모든 과학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에이 헨네버그 호주 애들레이드대학 인류학 및 비교해부학 명예교수는 “연구 결과 홀로세 기간 동안 인간 뇌 크기는 평균적으로 부피가 약 10% 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홀로세는 마지막 빙하기 이후인 1만1700년 전부터 현재까지를 뜻한다. 그는 세계 각지에서 발굴된 두개골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데실바 교수 역시 “현재 확보된 데이터는 최근 수천 년 동안 인간 뇌 크기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유럽·아시아·아프리카·호주 지역에서 발견된 두개골 5000여 개를 분석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또 다른 연구자인 제프 스티벨은 “홀로세 온난화 시기와 현대 인류의 뇌 크기 감소 시점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후 세계 각지에서 수집한 두개골 약 800구를 추가 분석해 관련 데이터를 보강했다.

반면 브라이언 빌모어 미국 네바다대 라스베이거스 캠퍼스 인류학 부교수는 “현대적 형태를 갖춘 이후 인간의 뇌가 의미 있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일부 학자들은 인류 집단별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존 호크스 위스콘신-매디슨대 인류학과 교수는 “일부 인류 집단에서는 지난 1만5000년 동안 뇌 크기가 감소했지만,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데이터가 유럽계 남성 중심으로 구축된 경우가 많아 전 세계적인 경향으로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산업화가 진행된 국가들에서는 최근 150년 동안 영양 상태 개선 등의 영향으로 뇌 크기가 다시 커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뇌 작아진다면, 왜 줄어드는 걸까

과학자들은 인간 뇌가 작아진 원인으로 여러 가설을 제시한다. 대표적인 설명은 농업의 등장이다.

데실바 교수는 “홀로세 동안 인류는 농업과 축산업을 도입하며 더 큰 공동체를 이루게 됐다”며 “과거처럼 거대한 사냥감을 사냥하거나 강력한 포식자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큰 체격과 높은 신체 능력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몸집이 작아지면 필요한 식량도 줄어들기 때문에 자연선택 과정에서 유리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뇌뿐 아니라 인간의 신체 크기도 함께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헨네버그 교수는 “빙하기 말 남성 평균 키는 약 1.75m였지만 홀로세 중기 농경 사회에서는 약 1.65m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가 꼽힌다. 스티벨은 “따뜻한 기후에서는 열을 더 잘 방출하기 위해 신체와 장기가 날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빙하기 이후 찾아온 온난화가 뇌 크기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인간 사회의 변화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거론된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직업이 전문화되면서 개인이 모든 정보를 직접 습득할 필요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데실바 교수는 “인구 증가와 사회적 역할 전문화, 집단 지능의 발달이 개별 뇌 크기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이는 개미나 말벌 같은 사회성 곤충에서도 관찰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훌륭한 인류학자이자 해부학자일 수는 있지만, 자동차를 고치거나 월스트리트에서 은퇴 자금을 운용하길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대 사회에서는 서로 다른 전문성을 공유하며 살아간다고 설명했다.

스티벨 역시 “복잡한 사회 시스템을 구축한 일부 개미 종에서도 집단이 인지 부담을 나누면서 개체별 뇌 크기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인류 역시 문화와 기술을 통해 유사한 과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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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늘날 인간은 개인의 두뇌 능력에만 의존하기보다 문화와 기술 네트워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뇌가 커질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식량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오히려 생존에 불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는 집단 지능을 활용하는 대가로 일부 연산 능력을 희생했을 수 있다”며 “이것이 이득인지 손실인지는 결국 지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