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모델 접근 제한 논란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산업의 새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에이단 고메즈 코히어 최고경영자(CEO)가 국가와 기업이 소수 빅테크 AI에 의존하는 구조가 이어져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경제 안보와 산업 경쟁력, 데이터 주권을 흔들 수 있다고 봐서다.
고메즈 CEO는 17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포춘 기고문을 통해 최근 앤트로픽 모델 접근 제한 사례를 언급하며 "각국은 소버린 AI를 선택할지, 디지털 종속을 받아들일지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 놓였다"며 "기업과 민주 국가가 소수 대형 기술 기업에 계속 의존하는 구조는 회복력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AI를 에너지와 핵심 광물처럼 국가 전략 자산으로 봐야 한다고도 밝혔다. 산업화 시대에 민주국가들이 특정 에너지 공급원이나 핵심 광물 병목에 의존하는 위험을 인식했던 것처럼 AI에서도 소수 중앙집중형 사업자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더불어 고메즈 CEO는 G7이 고도화된 연구와 개방형 환경, 유연한 공급망을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링크드인을 통해 "최근 앤트로픽 모델 접근 제한은 코히어가 알고 있던 사실을 확인시켜 준다"며 "디지털 주권은 단순한 시장 경쟁이나 특정 기업·국가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향후 수십 년간 경제 안보와 국가 주권을 형성할 기초 기술을 누가 통제하느냐에 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앤트로픽 접근 제한 논란은 미국 정부가 페이블5와 미토스5에 대해 외국 국적자 접근을 차단하는 수출통제를 발동하며 확산됐다. 앤트로픽은 실시간으로 사용자 국적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미국인을 포함한 전 세계 고객의 두 모델 접근을 중단했다. 페이블5는 일반 이용자용 모델, 미토스5는 일부 검증 기관에 제한 제공되는 사이버보안 특화 모델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이번 조치가 단순한 서비스 장애가 아니라 고성능 AI 모델 접근권이 정부 정책과 공급자 판단에 따라 한순간에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고메즈 CEO는 소버린 AI 확보를 위한 기준을 이번에 제시했다. 단순히 자국 내 데이터센터에 AI를 구축하는 것만으로는 디지털 주권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봐서다.
특히 그는 우선 모델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범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AI 모델은 공급자가 정한 일정에 따라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국가별 언어와 규제, 정책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데이터 통제권도 중요 요소로 꼽았다. 데이터가 자국 내에 저장돼 있더라도 외부 사업자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에 접근할 수 있다면 주권이 보장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운영 자율성도 강조했다. 특정 공급자의 서비스에 의존하는 구조에서는 정책 변화나 서비스 중단 시 이용자가 대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고메즈 CEO는 동일한 AI 시스템을 다양한 클라우드나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 '수출 통제' 앤트로픽, 기업 AI 구독 점유율 오픈AI 첫 추월2026.06.17
- 미국 정부, 앤트로픽 수출 통제...원인은 기술 아닌 '소통'2026.06.16
- 기술 장벽 세운 美, 전 세계 'AI 각자도생' 길을 열다2026.06.15
- 위험한 AI 막아야 한다더니…자사 모델부터 막힌 앤트로픽2026.06.14
업계에선 고메즈 CEO의 발언이 최근 소버린 AI 논의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과 공공 AI 인프라 확보, 국산 대형언어모델(LLM) 육성 등을 중심으로 AI 자립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고메즈 CEO는 "진정한 디지털 주권은 선택과 통제에 관한 문제"라며 "누가 당신의 데이터를 보고 누가 시스템을 수정하며 누가 이를 끌 수 있는지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곧 AI 주권"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