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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제 시행 반년, 실효성 문제는 '여전'
정진성 기자 · 2026-05-06 · via ZDNet Korea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를 담은 개정안이 시행된 지 약 반년이 지났으나 제도의 실효성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는 국내에 주소나 영업장이 없는 해외 게임사에게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해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위반이나 일방적 서비스 종료 등으로부터 국내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3일 시행됐다.

다만 법 위반 시 부과되는 제재가 2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수준에 불과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해외 게임사들에게는 사실상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게임사 국내대리인 지정제도 시행 반년이 지난 지금에도 실효성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6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시행 반년이 지난 현재까지 처벌 대상 1호가 나오지 않으면서, 해외 사업자들은 대리인 지정을 미루고 정부의 눈치만 보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정 현황을 살펴보면 대형 게임사조차 제도를 회피하고 있는 정황이 드러난다.

김재원 조국혁신당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대리인 지정 대상 사업자 95개사 중 6곳은 여전히 대리인을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4개사는 국내 자회사로 의무를 다했고 75개사는 지정을 완료한 상태다.

미지정 6개사에는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로 유명한 프랑스 대형 게임사 유비소프트도 포함됐다. 유비소프트 등 5곳은 게임물관리위원회에 대리인 업체와 협상 중이라고 회신했으나, 중국 게임사 칠리룸은 지정 요구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가 발간한 '게임물 광고의 규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서도 해당 문제를 짚었다.

박현아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시행 이후 일 평균 다운로드 수 기준으로 적용 범위가 변경됐음에도 중소형 사업자를 포괄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대리인을 형식적으로만 지정하거나 지정 이후 책임 이행을 회피할 시 이를 검증하고 책임을 부과할 수 있는 수단 역시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행 업무를 수행하는 업계에서도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는 상황이다. 

법안 시행과 동시에 관련 대리인 지정 사업을 준비한 큐로드 측은 "계약한 업체들과 업무를 진행하며 매달 리포트와 한국 시장 조사 자료를 제공하고 부가 사업을 연결하려 하지만 아직 잘 안 된다"며 "처벌이 강하지 않다보니 오히려 계약한 곳보다는 연락만 하고 눈치 보는 곳이 확실하게 더 많다"고 밝혔다.

큐로드 관계자에 따르면 시행 초기에는 일주일에 평균 7건 정도 문의가 왔지만 지금은 한 달에 2건 정도 문의가 오는 상황이다. 그정도로 해외 게임사의 국내 대리인 지정제도에 대한 필요성이 무뎌졌다는 이야기다.

큐로드 관계자는 "안 해도 아무 문제 없더라 하는 기조"라며 "처벌 강화도 필요하지만, 정확하게 타겟을 정해 실질적인 조치를 내리는 시범 케이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업인 게임덱스 역시 비슷한 분위기를 전했다. 게임덱스 관계자는 "초반 분위기만큼 업체들이 많이 나서지는 않지만 종종 중화권 회사들로부터 연락이 오는 편이다"며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국내 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은 업체들 위주로 진행되는 것 같고, 따로 연락을 받지 않은 업체들은 굳이 먼저 나서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고 흐지부지하게 안 되는 경우도 있어 성사율은 반반 수준이다"며 "페널티가 아직 공표되지 않고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클라이언트들도 결정을 미루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과태료 처분보다 대리인 유지 비용이 더 크다는 이른바 '비용과 리스크의 불균형'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법적 실효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게임사들이 대리인 지정에 수반되는 수고를 감수하기보다 처벌 수위를 저울질하며 버티기에 돌입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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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보완 입법이 가시화될 경우 시장 분위기는 급반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체부는 제재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시정명령 및 게임물 유통 중단, 자료 제출 요구권 신설, 국내 법인 우선 지정 등을 포함한 개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보완 입법의 신속한 추진과 더불어 강력한 제재를 동반한 '시범 케이스'가 언제 등장할지가 향후 제도의 안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